지난 4월 24일부터 5월 12일까지 3주간, 중남미 최대 도서 전시회인 ‘2025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 도서전’이 부에노스아이레스시, 라루랄 전시장에서 개최되었다.
올해로 49회째를 맞는 도서전에는 1500여 개의 부스를 통해 출판물을 홍보하는 출판사뿐만 아니라 한국,브라질, 칠레,유럽 등 다수의 나라들도 참여해 각 나라 홍보에도 열을 가했다.
도서전은 작년 기준 방문객 수는 130만 명으로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부에노스아이레스시 중요 문화 행사 중 하나이기도 하다.

도서전에선 책 구입도 가능하고 문학과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관심사에 대한 다양한 강연도 들을 수 있고 또 작가들과 만나 사인을 받을 수 있기도 해서 문학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는 책에 파묻혀 하루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성지이기도 하다.
특히나 올해는 재아 한인회가 자발적으로 한국 부스를 마련해 스페인어로 번역된 다수의 한국 책을 선보였다.

한국 부스 설치를 주도한 재아 한인회 측의 최도선 회장은
“올해 2025년은 아르헨티나의 한인 교민들 이주 60주년이며 광복 8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렇기에 아르헨티나에서 어떤 특별한 행사를 할지를 고민하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도서 전시회는 3주간 백만 명이 넘게 모이는 아주 큰 도서전입니다. 전 세계에서 2,3번째로 큰 도서전시회라고도 합니다.
전시회에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시에서 뿐만 아니라 아르헨티나 전 지방에서도 오고요, 또한 국제 전시회이기에 저희 한국관 외에 사우디아라비아, 유럽에서도 전 남미 국가가 다 참여합니다. 이런 전시회에 한국을 알리고자 하는 의도에서 한국 부스를 설치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이번 도서 전 참여 목적을 설명했다.
한국 부스에서 만날 수 있는 책들은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이미 현지에서도 유명한 채식주의자, 흰, 희랍어 시간 등 한강 작가의 작품과 더불어 2019년부터 한국 책을 스페인어로 번역을 시도하며 설립된 아르헨티나인의 현지 독립 출판사인 ‘Editoral Hwarang -화랑출판사’의 시인 이상의 오감도, 김중혁 작가의 미스터 모노레일 등의 책들이다.


화랑 출판사 관계자인 레일라 씨는 “한국 문학에 대해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어느 정도의 환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약간의 무지도 있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람이고, 일상의 삶에서 나온 무언가,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는 점등의 이야기는 항상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라며
거리상 한국과 가장 먼 곳에 있는 아르헨티나에서도 한국 문학이 어필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또 한강 작가의 책들을 스페인어로 번역한 윤선미 번역가가 이번 도서전에 직접 참여해 현지인 독자들과 만나, 번역가로서 본 한강 작가의 작품 세계를 이야기하는 자리도 가졌다.
스페인어로 번역된 한국 도서를 소개하는 것 외에도 이번 한국 부스에서 특별했던 점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을 기리는 한국의 예술가 김서경, 김운성 부부의 작품인 ‘평화의 소녀상’이 한국 부스에 설치되었기에 더욱더 아르헨티나인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미 평화의 소녀상은 3년 전인 지난 2022년 배에 실려,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해, 현지 기억의 박물관에 설치될 예정이었다.( 기억의 박물관:1970년 아르헨티나
쿠데타 정권 시, 군사 정권이 정권에 반대하는 현지 엘리트들을 불법 납치해, 고문하고 또 살해했던 장소, 후에 당시의 잔혹했던 역사를 기억하자는 의미로, 박물관으로 탈바꿈한 곳)
하지만 평화의 소녀상은 당시 일본 정부의 압박으로 설치되지 못했고 이후 시 근교 창고에서 3여년간 보관되다가 드디어 이번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 도서 전, 한국 부스 중 하나에 전시되었다.


4월 26일,제막식에는 다수의 한인동포 그리고 현지 언론 매체들 그리고 아르헨티나인들이 많이 참석해 실제로 위안부에 대한 역사를 잘 몰랐던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어둡고 숨겨졌던 슬픈 우리의 과거에 대해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제막식 중, 재아 한인회 측이 간략하게 평화의 소녀상이 담고 있는 역사적 의미를 소개했고 제막식이 끝난 후 소녀상 옆에 놓여있던 빈 의자에는 관람객들이 ‘평화의 소녀상’과 함께 한다는 의미로 앉아 사진을 찍기도 했다.
제막식에 참석한 동포 박기환 씨는 “드디어 평화의 소녀상이 제막식을 해서 우리에게 보여질 수 있었습니다. 기분이 너무 좋기도 하면서 무겁기도 하면서 또 중요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굉장히 뜻깊은 행사였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사진 제공:재아 한인회
또한 ‘평화의 소녀상’ 전시와 더불어 도서전에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의 삶을 담은, ‘풀’이라는 작품으로, 2020년 만화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미국 ‘하비상’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한 김금숙 작가가 참여해 현지인 독자들과 만났다.
작가의 그래픽 노블 작품들은 현지인들의 큰 관심을 끌었으며 스페인어로 통역되던, 작가와의 만남 자리에는 작가를 보기 위해 강연장 가득 현지인과 한인 동포들이 자리했다.
강연 후 수많은 질문 세례를 받은 작가는 자신의 책을 구입해, 줄지어 서 있는 현지인 독자들 한명 한명에게 정성껏 그림을 그려주고 각 독자의 현지 이름을 한글로 써 주었다.


한국 부스에서 만난 김금숙 작가는 “한국에서 정말 이틀을, 비행기를 타고 지구 반대편까지 왔는데 매우 많은 사람들이 한국 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고 사랑해 주셔서 너무 감동적입니다. 또한 제 책들을 이미 알고 계셨고 많은 분이 만나러 오셨습니다. 제 책들에 대해 자신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며 말씀해 주셨습니다.”라며 현지 독자들을 만난 소감을 전했다.
작가의 책인 ‘풀’(스페인어로 Hierba)을 들고 사인을 받으려고 줄을 서 있던 파울라 씨는 “ 작가의 이야기 전개하는 방법이 너무 좋았습니다. 감수성, 표현력 그리고 그림도 너무 특별합니다.
이 책은 독자를 사로잡고, 이야기에 푹 빠지게 하며, 읽는 것을 멈출 수 없게 합니다. 매우 아름답지만 동시에 매우 슬프기도 한 그녀의 작품은 너무도 감성적입니다”라고 전했다.
또 작가는 바쁜 도서전 참여 일정에도 불구하고 한인들이 밀집한 지역의 한 카페에서 한인 차세대 동포들과의 만남의 자리도 가져, 차세대 한인들과 함께 그녀의 책에 대해 또 위안부 관련된 아픈 역사에 대해 함께 이야기했다.
작가는 한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역사는, 승자들이 쓰는 것이고, 저는 그 다른 면을 말하고 싶었습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올해 2025년은 아르헨티나 동포 사회가 이민 6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
1965년 배를 타고 한국으로부터 몇 달을 걸려 도착한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과거에도 또 현재에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동포 사회를 현지에 알리고 또 한국 문화와 문학을 알릴 수 있었던 ‘2025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 도서전’은 스페인어로 번역된 여러 권의 책들과 함께 ‘평화의 소녀상’ 또한 우리 동포 사회와 함께하며 백 만명이 넘는 현지인 관람객들을 만났다.
[원문 보기] : https://study.korean.net/servlet/action.cmt.ReporterAction?p_tabseq=143&p_menuCd=m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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