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교의 한국인 유학생 인터뷰
대담 : 이기은 (한인회 웹사이트 편집인)
독특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 과정을 유학 중인 박성환을 처음 만났을 때의 인상은 강렬했다.
무대에 올라가기 위해 준비한 록 가수 같았다.
긴 머리에 찢어진 청바지, 작은 얼굴에 빛나는 눈, 심지어 작은 키가 그를 20대 초반의 가수처럼 보이게 했다.
37세의 늦깍이 학생에 정치학 전공의 학자라는 것이 믿기 힘들 정도였다.
그는 2007~2009년까지 공군 병사로 서울공항에서 용접병으로 복무했고, 사회에서는 시민단체와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했다.
사회생활 중 정치학에 뜻을 두고 2017년 고려대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다.
박성환이 대학원 졸업 무렵 중남미 정치에 대해 더 공부하고자, 외국 유학을 결심하자 교수들과 학우들은 미국 대학의 중남미 전공을 권유했다.
그러나 그는 교실 안도 중요하지만 교실 밖의 실생활을 더 중하게 여겨 아르헨티나로 유학을 준비했다.
그러나 때마침 터진 코로나 사태로 바로 실행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 시기에 스페인어를 공부했는데, 대면 수업이 불가했던 때라 비대면으로 배웠다.
그렇게 준비한 끝에, 하까란다가 만발한 2022년 11월 아르헨티나에 도착해, 시내의 사립학원에서 3달 동안 까스떼쟈노를 익혔다.
-요즘 학교에서 한국의 탄핵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을 것 같습니다.
*당연히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대통령과 국회 간의 갈등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당연한데, 탄핵 사태가 발생해 유감입니다.
사실 대화는 좀더 직설적인 것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굉장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했다.
이것은 오늘날 한국 정치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정치학자가 정치에 대한 발언을 편하게 할 수 없는 분위기 말이다.
사실 지금 양쪽으로 극단적인 상황에서 가족끼리도 정치 이야기는 금기시하는 시절이다.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를 본 소감은 어떤 가요 ?
*정말 밀레이가 승리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것도 표 차이가 12%나 되었습니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민심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여기서 그와 나는 아르헨티나 정치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인상에 남는 점은, 한국 정치에 대해 말할 때보다 자신의 의견을 편하게 피력한 것이었다.
-아르헨티나 생활 주에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무엇입니까 ?
*맨 처음 100 페소 짜리 지폐를 사용하는 것이 엄청 불편했습니다.
물건은 사러 갈 때마다 힘들게 세어서 가야 했고, 물건은 파는 상인도 오랫동안 확인하면서 힘들어 했습니다.
심한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고액권을 발행하지 않는 당시의 정부가 이상해 보였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송금을 받아서 생활하는데, western unión을 이용합니다.
환율도 여러가지고, 은행은 정부환율로 계산해 주니 손해가 심해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돈을 송금하는 아버지는 아르헨티나의 복잡한 환율 사정을 이해 하시지 못하시고 처음에는 은행 계좌를 이용하지 않고 사설 송금업체를 통하는 것을 의아해 하셨습니다.
하여튼 힘들지만, 공부하기는 좋은 곳이라고 생각됩니다. 생활비도 아직까지는 선진국에 비해 비싸지 않고요.
그렇지만 이 나라도 정상적인 국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년 넘게 사시면서 여러 곳을 가 보시고 느낀 점이 있습니까 ?
*수도(권)과 지방 간의 격차는 한국도 있지만 아르헨티나는 지방과 수도권의 격차가 생각보다 커서 놀랐습니다.
아르헨티나도 발전해서 그런 차이가 없었으면 합니다.
우리는 아르헨티나의 에너지 수출 증가에 대해 대화했다.
현재의 정부가 계획한대로 3년 후에는 원유와 가스 수출액이 농산물 수출액보다 많아져 달러가 비처럼 내리는 장미 빛 미래가 꿈이 아닌 현실이 되는 일을 말했다.
-박사 학위를 받은 다음에는 무엇을 하실 생각입니까 ?
*제가 원래는 동아시아 정치를 전공했습니다.
그러면 동아시아 정치와 중남미 정치를 같이 공부한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에 여기서 교수를 할 생각이었습니다.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학교를 다니면서 보니까 교수님들이 박봉에 체불까지 되었어, 모두 투 잡을 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현지 기업 쪽으로 알아보니, 월급으로는 생활이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어 고민이 많습니다.
졸업 이후에 이 나라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여전히 고민 중입니다.
*한국 정치는 너무 복잡합니다.
어느정도 경쟁은 필요하지만, 처진 사람을 위한 발판이 너무 부족합니다.
이는 어렸을 때부터 경쟁 속에 자랐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경쟁에서 이긴 사람은 행복합니까 ?
왜 피가 튀기는 경쟁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교육은 과정보자 결과 만을 중시하고, 약자를 배려하는 것도 부족하고, 배려하면 그것을 악용하고, 생각이 다르면 토론하고 개선점을 찾아야 하는데 그냥 싸웁니다.
치열한 경쟁이 한국의 단기간 발전 동력이었지만, 이제는 한계점에 이르렀습니다.
개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박성환은 대화가 끝날 무렵 가슴 속의 답답함을 털어놓았다.
장발의 예술가 같은 이 정치학자가 아르헨티나에 잘 정착해서 교민사회를 이끌어 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