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십니까.
지난 11월 7일(금요일), 남미에서 가장 큰 문화시설 중 하나인 Palacio de la Libertad에서 아르헨티나 국립 심포니오케스트라가 한국의 박소영 소프라노와 함께 뜻깊은 공연을 거행하였습니다.
공연에 앞서 아나운서의 소개를 통해, 본 연주가 한인 이민 6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한인회의 협조 아래 진행되는 특별한 무대임이 안내되었습니다.
12년 전, 한국과 아르헨티나 수교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한국 정부와 주 아르헨티나 한국대사관은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씨를 초청하여 콜론 극장에서 기념공연을 개최한 바 있습니다.
그 공연의 대성공으로 한국 문화의 위상이 현지 사회에 널리 알려졌던 뜻깊은 경험이 있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그와 달리 전적으로 한인회 주관으로 진행된 행사로, 한인 여러분께서 익명 또는 무명으로 보내주신 후원금, 복권 판매 수익, 한인회 회비 및 성원 등을 통해 마련되었습니다.
여러분의 크고 작은 정성과 협조가 없었다면 이번 행사는 성사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에 깊이 감사드리며, 한인회의 주최로 이루어진 본 공연에 대하여 몇 가지 설명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공연은 아르헨티나 국립 심포니오케스트라의 2026년 정규 프로그램 중 하나로 포함된 공식 무대였습니다.
본 공연의 기획은 지난해 말부터 준비되었으며, 현재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스위스 출신의 에마누엘 시페르트(Emmanuel Siffert) 지휘자께서 이를 성심껏 맡아 주셨습니다.
첫 번째 연주곡은 아르헨티나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피아 세바스티아니(Pia Sebastiani) 의 작품 Estampa였습니다.
세바스티아니는 피아니스트로서 더 널리 알려진 인물로, 1925년에 태어나 2015년 90세의 일기로 타계하였으며, 올해는 그녀의 서거 1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그녀는 프랑스로 유학하여 피아니스트 막다 탈리아페로(Magda Tagliaferro) 와 작곡가 올리비에 메시앙(Olivier Messiaen) 의 지도를 받았고, 귀국 후 콘세르바토리오 베토벤(Conservatorio Beethoven) 을 설립하여 후진 양성에 힘썼습니다.
우리 한인 사회에서도 이 콘세르바토리오에서 수학하신 분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녀의 대표작 Estampa는 ‘모습’, ‘풍경’, ‘자태’ 등을 의미하며, 삶의 감정과 인상을 음악적으로 섬세하게 표현한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두 번째로 연주된 곡은 독일의 20세기 거장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 의 최후의 작품인 네 개의 마지막 노래(Vier letzte Lieder) 였습니다.
이 곡은 1948년, 작곡가가 84세로 생을 마감하기 직전에 완성한 작품으로,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의 시 3편과 요제프 폰 아이헨도르프(Joseph von Eichendorff) 의 시 1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을 겪은 노년의 예술가가 삶과 죽음, 그리고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아낸 이 작품은 20세기 예술 가곡 중 가장 위대한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탁월한 기교보다도 내면의 번뇌와 생의 황혼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관건인 이 곡은, 모든 소프라노에게 큰 도전으로 여겨지는 명곡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그 성격상 연주 후 일반적인 앙코르 곡을 부르지 않으며, 관객들도 숙연한 감동 속에서 박수를 보내기에 즉각적인 호응을 기대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 가곡을 선보이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지만, 프로그램의 예술적 구성과 작품의 깊이를 고려할 때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2부에서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맥베스(Macbeth)” 가 연주되며 공연의 대미를 장식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네 개의 마지막 노래와 달리, 젊은 시절 슈트라우스가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음악으로 재현한 대규모 교향시로, 이날 아르헨티나 국립 심포니오케스트라는 뛰어난 기량과 감동적인 해석으로 완벽한 연주를 선보였습니다.
이번 한인회 초청을 흔쾌히 수락하시고 두 차례의 공연을 헌신적으로 진행해 주신 박소영 소프라노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2025년 한인 이민 60주년을 맞이하여 협조와 후원을 아끼지 않으신 모든 교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의 정성과 참여가 있었기에 본 행사가 가능하였음을 다시 한번 강조 드립니다.
또한 공연에 참석해 주신 이용수 대사님을 비롯하여 주 아르헨티나 대한민국 대사관, 한국문화원, 문화진흥원, KOTRA 관계자 여러 분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공연 당일, 입장 안내와 진행을 위해 3시간 전부터 헌신해 주신 한인회 국장님과 이사님들, 그리고 모든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글 : 최도선 한인회장














한인회의 정성과 현지 교민들의 협력으로 이렇게 뜻깊은 행사가 가능했다는 소식이 정말 감동이에요. 박소영 소프라노와 아르헨티나 국립 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가 60주년의 의미를 더 따뜻하게 남겼을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