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 60주년 ‘하루 코리아 페스트’를 마치며
안녕 하십니까. 이민 60주년 행사 준비위원장 양원준 입니다.
존경하는 최도선 한인회 회장님과 한인회 임원진 여러분, 그리고 교민 여러분.. 저, 양원준은 이민 60주년 기념 한인의 날 ‘하루 코리아 페스트’ 의 행사진행위원장으로서 이번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이제 예정된 ‘이민자의 날’ 공식 행사 까지만 끝낸 뒤 위원장직 에서 물러나고자 합니다. 사실 저는 처음부터 한 가지 약속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60주년 한인의 날, 그 한 행사를 완벽히 만들어내자.” 그 약속 하나 만을 마음에 두고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준비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더 많은 책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작년의 ‘2024 하루 코리아 페스트’ 역시 악천후로 두 번의 날짜 변경과 장소 변경이라는 어려움 속에서 수차례 일정을 바꾸며, 결국 10만 명이라는 놀라운 관객 참여를 이끌어내며 끝내 해냈습니다.
막상 2024년 한인의 날을 진행해보기로 했지만, 이토록 큰 규모의 이벤트를 직접 만들어본 경험이 없었던 우리에게
그 길은 마치 무(無)에서 회사를 창업하는 것과 같은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처음부터 하나하나 만들어가야 했고, 때로는 아무런 길잡이도 없이 스스로 길을 내야 했습니다.
기쁨과 좌절이 교차하던 그 순간들 속에서, 우리는 많이 웃었고 많이 울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서로의 믿음으로 버텼고 결국 해낼 수 있었습니다.
이번 60주년 ‘하루 코리아 페스트’ 또한 제 인생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날이 되었습니다.
행사 당일 새벽 6시, 맑았던 하늘이 갑자기 흐려지더니 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토요일 밤 까지만 해도 어느 일기예보 어플 에서도 비 소식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아침 8시가 되자 빗줄기는 굵어졌고, 무대 기술 팀은 장비를 비닐 덮개로 덮느라 분주해졌습니다.
8시 30분, 전화가 쉴 새 없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시 정부 재해 대책 본부에서는 안전 상의 이유로 행사 취소를 검토하라고 권고했고, 스폰서 부스 측에서도 물품 피해를 우려하며 행사 중단을 요청해왔습니다. 그 혼란 속에서 저는 무대 아래에서 흠뻑 젖어 빗속을 뛰어다니며 부스를 지키고 참가자들을 진정 시키는 한소리와 한상의 스태프들을 보았습니다.
그 순간 모든 것이 느린 화면처럼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
빗줄기, 전화벨, 뛰어다니는 사람들, 그리고 무대 위에서 사운드 체크를 기다리며 멍하니 떨어지는 빗줄기를 보고 있는 아티스트들… 저의 결정 하나가 역사를 바꿔 놓을 수 있는 순간이었고, 그 방대한 결정 앞에 저는 마비되어 있었습니다. 그때, 한소리 운영진 바네사와 스태프 한 명이 저에게 다가와 “이제 결정 하셔야 합니다. 저희는 무조건 위원장님의 결정을 믿고 따르겠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 한마디에 다시 마음을 붙잡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시 정부에 단 한 시간만 더 기다릴 시간을 요청했고, 그 사이 한소리· 한상팀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리는 계속 진행합니다. 우산을 들고 오세요.” 라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그리고 오전 9시 경, 한국에서 온 가수 임지수 씨가 사운드 체크를 위해 무대에 올랐습니다.
그 순간, 구름 사이로 햇빛이 새어 나오며 무대 위를 비추기 시작했습니다.
비로소 하늘이 우리를 허락해준 듯한 순간이었습니다.
그 뒤로 비는 완전히 그쳤고, ‘하루 코리아 페스트’는 역사적인 대성공으로 이어졌습니다.
행사장에는 수만 명의 관객이 몰렸고, 시 정부로 부터 전례 없던 인파로 인한 안전 통제 요청 전화까지 받을 정도였습니다. 비록 마지막 순서였던 한복 패션쇼는 안전상 통제요청으로 완전히 마치지 못했지만, 그날의 감동과 환호는 제 인생의 가장 뜨거운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사실 저희가 올해는 60주년이라는 더 큰 의미의 무대를 위해 수 개월 동안 잠들지 못한 밤을 보냈습니다.
그 사이 저는 한 행사를 넘어, 교민 사회의 여러 크고 작은 문화 행사들까지 함께 맡아왔습니다.
그 모든 과정이 결코 쉬운 길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모든 시간들이 우리 공동체가 하나로 엮여가는 소중한 기록이었다고 믿습니다. 처음부터 이 길을 함께 걸어준 가장 가까운 자리의 아내와 한 소리 팀원들은 모두가 학생이자, 직장인이자, 예술가였습니다. 방과 후 혹은 퇴근 후에 제 자택에 모여 밤 늦게 까지 회의를 이어가며, 햄버거 하나로 저녁을 때우고, 무너질 듯한 순간마다 서로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울고 웃으며,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 친구들이 없었다면, 오늘의 무대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모두가 지쳐 있습니다.
저희는 이 모든 일을 어떠한 보상도 바라지 않고 순수한 봉사로써 해왔습니다.
행사 준비와 진행에 쏟아야 하는 시간이 너무 많아, 낮에는 각자의 본업과 학업을 병행하고, 밤에는 회의와 기획, 제작 업무를 이어가야 했습니다.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본업이나 공부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모두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교민 사회를 위한 일이었고, 무엇보다 우리가 사랑하는 일이었기에 끝까지 서로를 다독이며 이 길을 걸어올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 지난 2년 동안 쉼 없이 달려오며 가족과 제 일에도 온전히 마음을 쏟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잠시 멈추고, 저희의 일상으로 돌아와야 할 시간인 것 같습니다.
다음 세대가 새로운 에너지로 이 길을 이어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지난 시간들이 떠올라 마음이 벅차 오릅니다.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스쳐 지나가며, 감사와 감동의 마음에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이 자리를 빌려, 회장님과 임원진 여러분, 그리고 모든 단체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항상 현장을 지켜 주신 부인회 여러분, 행정적으로 큰 도움을 주신 박일선 부회장님, 언제나 홀로 사무실을 든든하게 지켜 주시는 정승은 사무국장님, 그리고 작년행사 전날 한국에서 도착하자마자 저희를 도와준 후배 방형식(한아 이사)님, 저희를 믿고 특별한 출연료도 없이 무대에 함께해 주신 모든 아티스트 여러분, 행사장을 채워 주신 부스 참여자 여러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해 주신 한상 임원진 여러분, 그리고 물심양면으로 행사를 후원하고 끝까지 믿어 주신 모든 후원자 여러분, 원가로 스태프들에게 정성 어린 도시락을 제공해주신 정명희(황금식품) 사장님, 행사 전날 준비 현장에서 모든 스태프들에게 손수 라면과 커피를 끓여 주신 상공인연합회 장인영 이사님의 따뜻한 마음에도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혹시 이 글에서 미처 언급되지 못한 분들이 계시다면, 그분들께 도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모두의 작은 헌신과 정성이 모여, 오늘의 ‘하루 코리아 페스트’가 만들어 졌음을 저는 잊지 않겠습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우리는 이 일을 영혼을 걸고 해냈습니다. 수없이 부딪히고, 수없이 고민하며, 끝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이제 그 긴 여정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저와 제 팀에게 따뜻한 박수로 보내주신다면 그 것만으로도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겠습니다.
지금까지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앞으로 최도선 한인 회장님의 리더십 아래 한인회의 더 큰 발전과 도약이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이민 60주년 행사진행위원장
양원준 올림

정말 수고많았습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를 믿고 끝까지 달려온 모습이 정말 따뜻하고 감동적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