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중간선거: 트럼프 패배, 민주당 약진과 2028년 대선 전망
미국 중간선거는 발표된 결과와 전망에 따르면 공화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역사적인 패배를 안겨주었으며, 민주당은 상·하원 모두에서 다수당 지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커졌다.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의 추정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하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공화당보다 약 13%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적어도 1976년 이후 가장 큰 격차다.
민주당의 약진은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세가 강했던 주에서도 나타났다. 텍사스, 사우스캐롤라이나, 캔자스, 아이오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했다.
이 가운데 텍사스, 사우스캐롤라이나, 캔자스에서는 2024년 선거와 비교해 민주당 쪽으로 20%포인트가 넘는 표심 이동이 나타났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었던 온건파 공화당 인사들도 패배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2024년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당선시켰던 선거 연합의 결속력이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출구조사에 따르면 젊은 유권자층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54%에서 72%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틴계 유권자들의 민주당 지지율도 51%에서 62%로 높아졌다.
여기에 더해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일부 계층의 투표 참여율이 낮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생활비 상승과 이란 전쟁이 주요 패배 요인
이번 선거 결과를 설명하는 여러 요인 가운데 생활비 문제가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인플레이션을 낮추겠다는 공약에도 불구하고, 무역 관세는 수입품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휘발유 가격은 약 3분의 1 상승했으며,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를 넘어섰다.
이란과의 전쟁도 중요한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에너지 가격에 미친 영향뿐 아니라 새로운 군사적 충돌을 피하겠다는 대통령의 공약과 상반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을 둘러싼 부패 및 재산 증식 의혹도 제기됐다. 또한 이민 정책 중에서도 특히 미국에서 수년간 거주해 온 사람들을 체포하는 조치에 대해 일부 유권자들이 반감을 나타냈다.
*트럼프의 선거 전략에 대한 비판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전략 역시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는 이번 선거를 사실상 자신의 인물에 대한 국민투표로 만들었다. 유권자들에게 자신이 후보로 출마한 것처럼 투표해 달라고 반복적으로 요청했다. 그러나 선거에서 패배한 이후에는 자신이 후보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번 패배에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생활비 부담에 대한 유권자들의 우려를 과소평가했으며, 자신의 지도력을 지지하는 후보들을 적극 지원했지만 이들 중 상당수가 공화당 강세 지역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켄 팩스턴(Ken Paxton)과 달린 그레이엄(Darline Graham)의 패배가 언급됐다.
줄리아 레틀로(Julia Letlow)의 경우에도 트럼프가 22%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던 주에서 불과 4%포인트 앞서는 데 그쳤다.
*정치자금과 선거구 재획정도 기대한 효과를 거두지 못해
이번 선거는 정치자금과 선거구 재획정이 선거 결과에 미치는 영향에도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MAGA Inc.가 투입한 약 3억 8,000만 달러와 일론 머스크의 정치자금 지원도 선거 결과를 뒤집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또한 텍사스와 플로리다에서 공화당에 유리하도록 추진했던 선거구 재획정 전략도 기대했던 선거상 이익을 가져오지 못했다.
다만 현재의 선거구 구성은 경쟁이 치열한 지역구의 수를 줄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 따라서 전국 득표율에서 상당한 격차가 발생하더라도 과거 선거에 비해 의석수에서는 그보다 작은 차이로 나타날 수 있다.
*민주당의 상·하원 장악 시 예상되는 정치적 변화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에서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확정된다면, 미국은 의회와 행정부의 권력이 서로 다른 정당에 속하는 분점정부 체제로 들어가게 된다.
이 경우 의회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정책 추진을 저지할 수 있으며, 행정부와 대통령 가족 주변에 대한 조사도 추진할 수 있다.
반면 대통령은 의회가 통과시킨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계속 보유한다.
여러 분석가들은 앞으로 2년 동안 미국 정치에서 대립이 더욱 심화되고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에 대한 규제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가지수 선물이 처음에는 하락했으나 이후 회복세를 보였다.
텍사스에서는 새로운 데이터센터 건설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방안도 제안됐다.
*2028년 대선 경쟁도 본격적으로 시작
이와 동시에 2028년 대통령 선거를 둘러싼 경쟁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공화당에서는 론 디샌티스(Ron DeSantis)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부패 척결을 중심으로 한 연설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진보파와 온건파 사이의 차이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두 세력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대라는 공통점을 중심으로 선거에서 결집했지만, 외교정책과 사회적 권리, 경제정책의 방향을 놓고는 여전히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번 선거가 미국 정치의 구조적 변화인가?
가장 중요한 의문은 이번 선거 결과가 미국 유권자 구성과 정치 성향의 구조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경제 상황과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일시적인 반응인지 여부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번 선거를 트럼프의 정치적 영향력이 궁극적으로 약화되기 시작한 신호로 해석한다.
반면 다른 분석가들은 1974년, 1994년, 2010년에도 이번과 비교할 만한 규모의 의회 선거 패배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후 수년간의 정치적 흐름이 반드시 결정된 것은 아니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한 정치적 타격임은 분명하지만, 트럼프주의(Trumpism)와 연계된 정치운동이 공화당 내부에서 영향력을 상실했다고 결론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