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민간 정규직 일자리 감소
“극도로 취약한 상황”

산업 부문은 최근 고점 대비 등록 노동자 약 9만 명을 잃었다. 2023년 11월 이후 감소한 민간 정규직 임금근로자 가운데 3명 중 1명 이상이 제조업 종사자였다.
제조업의 고용 감소는 특히 두드러진다. 최근 고점이었던 2023년 8월 이후 정규 등록 노동자가 약 9만 명 감소했다.
여기에 장기적인 문제도 겹치고 있다. 제조업의 비공식 고용 비율은 지난 10년 동안 거의 10%포인트 증가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아르헨티나산업연합(UIA)은 오는 9월 2일 부에노스아이레스주 Laboratorios Elea 공장에서 ‘산업의 날’을 기념한다.
행사에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과 정부 장관들, 악셀 키실로프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지사와 주정부 관계자들, 아르헨티나 주요 제조기업 경영진이 초청됐다.

아르헨티나 최대 산업그룹 테친트(Techint)가 최근 발행한 ‘Boletín Informativo Techint’에서도 현재 산업 상황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진단을 내놓았다.
경제학자 베르나르도 코사코프(Bernardo Kosacoff)와 디에고 코아츠(Diego Coatz)는 아르헨티나 산업이 “극도로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두 경제학자는 현재 아르헨티나 산업 내부에 사실상 ‘세 개의 아르헨티나’가 공존한다고 설명했다.
첫째는 현대적이고 생산성이 높으며 수출 능력을 갖춘 핵심 산업군이다.
둘째는 주로 내수시장을 대상으로 하며 축적된 역량은 갖추고 있지만 생산성과 경쟁력에 문제가 있는 광범위한 기업군이다.
셋째는 생산성이 낮고 비공식 고용 비율이 높은 산업군이다.
코사코프와 코아츠는 산업의 악화가 현 정부에서 시작된 문제가 아니라 오래전부터 진행돼 온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2011년부터 2025년 사이 1인당 산업 GDP는 2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인구는 15% 이상 증가했지만 산업 부문에서는 정규직 고용이 추가로 창출되지 않았다.
2024년의 큰 폭의 경기 하락 이후 나타난 회복세 역시 업종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농산물 가공과 석유·가스 생산 관련 산업은 상대적으로 좋은 실적을 보인 반면, 내수시장 중심의 상당수 업종은 계속 뒤처졌다.
이러한 산업의 양극화는 세계 무역구조의 변화와 맞물려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세계 산업생산의 50%, 제조업 교역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생산능력 과잉과 각국 정부의 보조금 및 산업정책이 국제 경쟁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사코프와 코아츠는 이러한 새로운 환경에서 아르헨티나의 국제시장 진출 전략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르헨티나는 바카 무에르타(Vaca Muerta)의 석유·가스, 광업, 농산업 분야에서 매우 큰 기회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새로운 수출 성장동력이 국내 공급업체, 엔지니어링, 기술, 자본재 및 전문인력 고용으로 연결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두 경제학자는 이러한 과정이 저절로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LA NACION 지가 노동부가 집계하는 아르헨티나 통합사회보장시스템(SIPA)의 계절조정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3년 11월부터 2026년 5월까지 민간부문 정규직 임금근로자는 24만1,176명 감소했다.
이 가운데 제조업에서 감소한 인원은 8만5,561명으로 전체 감소분의 35.5%를 차지했다.
즉 일자리를 잃은 민간 정규직 노동자 3명 중 1명 이상이 제조업 종사자였던 것이다.
두 번째로 큰 타격을 받은 분야는 건설업으로, 같은 기간 6만2,747개의 일자리가 감소했다.
제조업과 건설업 두 분야를 합하면 2023년 11월 이후 감소한 민간 정규직 임금근로자의 61.5%를 차지한다.
이 같은 일자리 감소의 일부는 등록된 독립근로 형태의 증가로 보완됐다. 특히 모노트리부토(Monotributo)에 등록한 자영업자가 늘어났다.
반면 임금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 가운데 일부는 비공식 자영업자로 노동시장에 진입했다.
아르헨티나산업연합 연구센터(CEU-UIA)가 작성해 이번 주 기업인들 사이에 회람된 보고서에 따르면, 5월 한 달에만 제조업 등록 노동자가 추가로 3,157명 감소했다.
다만 직전 6개월 동안 월평균 약 5,100개의 일자리가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 속도는 다소 둔화됐다.
제조업 고용이 마지막으로 정점을 기록했던 2023년 8월 이후 누적 감소 인원은 8만9,667명으로 7.5%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제조업은 정규직 일자리가 절대 숫자 기준으로 가장 많이 사라진 산업이 됐다.
업종별로는 섬유·의류·가죽·신발 산업의 타격이 가장 컸다.
2023년 8월 이후 이 분야에서 2만8,088개의 일자리가 사라져 23% 감소했다.
이어 금속기계 산업은 2만1,384명 감소해 9% 줄었다.
기타 제조업은 1만5,368명 감소해 13.2% 줄었고, 자동차 및 타이어 산업은 9,552명 감소해 10.7% 줄었다.
목재·제지·출판·인쇄 산업은 6,241명 감소해 6.7% 줄었으며, 화학·석유화학 산업은 5,453명 감소해 3.8% 줄었다.
가장 잘 버틴 분야는 식품·담배 산업으로 일자리 감소가 856명, 0.2%에 그쳤다.
로사리오국립대학교(UNR) 사회경제관측소가 상시가구조사(EPH)를 토대로 최근 발표한 연구에서는 약 10년에 걸친 정규고용의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전통적으로 등록된 정규 노동과 연관된 산업으로 여겨졌던 제조업에서도 큰 변화가 나타났다.
제조업의 비공식 고용 비율은 2016년 4분기 32.2%에서 2025년 3분기 41.9%로 상승했다.
이러한 현상은 노동시장 전체의 구조 변화 속에서 진행됐다.
2017년부터 2025년 사이 전체 취업자 가운데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1.1%에서 24.5%로 증가했으며, 그만큼 임금근로자의 비중은 줄었다.
두 고용 형태 사이의 차이는 매우 크다.
2026년 1분기 기준 자영업자의 65.3%가 비공식 노동자인 반면 임금근로자의 비공식 고용 비율은 37.9%였다.
연구진은 비공식 고용 증가가 각 고용 형태 내부의 상황 악화 때문만이 아니라 노동시장 구조 자체가 보다 비공식적인 고용 형태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격차는 생활 수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2025년 4분기 비공식 노동자의 34.3%가 빈곤가구에서 생활한 반면 정규 등록 노동자는 10%였다.
비공식 노동자의 빈곤율이 정규 노동자의 3.4배에 달한 것이다.

UNR 보고서는 이에 따라 정규고용 여부를 ‘복지의 경계선’이라고 표현했으며, 비공식 고용과 빈곤 사이의 관계가 분석 대상 기간 전체에 걸쳐 지속됐다고 밝혔다.
2026년 1분기 제조업 노동자의 비공식 고용 비율은 40.8%였다.
이는 건설업 76.2%, 상업 54.7%, 요식·숙박업 63.9%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경제활동 지표에서도 이러한 격차가 나타난다.
바클레이스(Barclays) 투자은행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배포한 보고서에서 농업과 광업을 제외할 경우 아르헨티나 경제가 사실상 2023년 11월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밀레이 대통령 취임 직전의 수준이다.
소비 역시 노동시장의 뒷받침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다.
물가를 감안한 정규직 실질임금은 2023년 상반기보다 7% 낮고, 정규고용은 2023년 4분기보다 3.5% 낮다.
바클레이스는 경기 부진의 일부는 무역정책 정상화에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섬유산업이다.
섬유산업 생산은 2023년 1분기보다 35%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바클레이스는 “경쟁력이 낮은 제조업 분야만 실적이 부진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아르헨티나가 경쟁우위를 가진 가공식품 생산 역시 2023년 1분기보다 불과 0.5% 높은 수준이며, 전년 대비 성장률은 0.1%에 그쳤다.
경기 부진은 무역 개방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비교역 부문에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건설업은 2023년 1분기보다 13% 낮은 수준이다.
바클레이스는 금리 인하나 달러 대출 확대만으로 수요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에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2026년 은행 대출은 실질 기준으로 사실상 정체됐다.
전체 GDP에서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 자체가 낮고, 은행들이 추가로 대출할 수 있는 여력도 크지 않은 데다 연체율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바클레이스는 현재의 정책 조합이 환율에도 추가적인 과제를 제기한다고 분석했다.
“긴축적인 재정정책과 무역 자유화를 동시에 추진할 경우 비교역 부문과 수입품과 경쟁하는 산업의 상황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보다 약한 통화가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사코프와 코아츠는 세 가지 차원의 정책 과제를 제안했다.
첫째, 안정적이면서도 성장과 투자에 부합하는 거시경제 정책이다.
둘째, 금융, 세금, 물류, 에너지, 인프라 등 국가 전체의 구조적인 경쟁력을 개선하는 것이다.
셋째, 디지털화, 인공지능, 지속가능성, 인재 양성을 기반으로 기업 내부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두 경제학자는 전통적인 보호무역주의로 돌아가는 것과 아무런 전략 없는 시장 개방 모두를 경계했다.
이들은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과거의 방어적인 산업정책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라, 현대적이고 평가 가능한 생산정책을 구축해야 한다. 거시경제 질서와 조화를 이루고 세계에 개방적이어야 하지만, 중국과 보조금, 덤핑, 새로운 보호무역주의 앞에서 순진해서는 안 된다.”
Agustín Maza
LA NAC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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